슬도 성끝마을
방어진 슬도 성끝 벽화마을
아이야
저만치 돌아서 가는 것에
마음 두지 말거라
오늘은 이 가을이 주는
또 다른 꿈 하나 받아
마음에 심어두고, 돌아오는
하얀 겨울 동산에
고운 구름 꽃을 피워보자
가을 마중 / 김근이
뛰노는 흰 물결이 일고 또 잦는
붉은 풀이 자라는 바다는 어디
고기잡이꾼들이 배 위에 앉아
사랑 노래 부르는 바다는 어디
파랗게 좋이 물든 남(藍)빛 하늘에
저녁놀 스러지는 바다는 어디
곳 없이 떠다니는 늙은 물새가
떼를 지어 좇니는 바다는 어디
건너서서 저편(便)은 딴 나라이라
가고 싶은 그리운 바다는 어디
바다....김소월
고향 초가집에는 빨래줄이
오래된 철사줄로 매여 있습니다
아버지가 지게 지팡이로 만든 받침대가
빨래줄을 힙겹게 받치고 있고
어머니가 널어놓은 내 무명바지가
빨래줄에 거꾸로서고
누나의 검정저고리가
허수아비처럼 손을 듭니다.
고향 초가집에 빨래줄 / 정세일
바다에 나를 넣어 빨래하면서 심심해지면
다도해의 섬을 모아 내 입술 위에 올려놓고
휘파람을 불어주리라
도망가는 고래를 잡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내 그리운 사랑의 시를 읽어줄 것이니
모든 것을 다 받아주기에 바다란 이름이 된
우리나라 쪽빛 바다에 나를 빨아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탈탈 털어 말리며
나는 봄 도다리 가을 전어처럼
여름 갯장어 겨울 새조개처럼
온몸으로 펄쩍펄쩍 뛰며
싱싱하게 부활할 것이다
바다에서 나는 부활한다 / 정 일 근
Minolta Maxxum-5 / 후지 오토오토200 / 현상 - 세하포토 / 엡손 4870
찍기만하고 묵혀두었던 필름을 현상하고
한장한장 시간을 두고 스캔을 해본다
찍은후 바로 확인해볼수있는 디카보다는
작업시간도 많이 걸리고 해상도도 부족하지만
옛 시간을 찾아내고 느껴보는 느림의 여유
묘한 설레임과 매력이 있어 참~좋다
2012.12.17 슬도 성끝마을을 추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