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찾아서..1

경주 교동 최씨고택및 한옥마을

아낌없이주는나무♠ 2013. 3. 17. 22:30
Yuhki Kuramoto - Lake Louise II

 

 


산수유 한 그루 캐어 집에 옮기려고
산에 가만가만 숨어들었다.


 

 

나무는 뿌리를 밑으로
밑으로 내려놓았겠지.
자그마한 산수유 찾아
삽날을 깊숙이 꽂았다.

 

 

 

이제 한 삽 뜨면
산에게서 내게로 올 게다.

 

 

 

겨울 내내 집안은 텅 비고
날 찾아오는 이 없었어.

 

 

 

이제 마당귀에 산수유 심어놓고
그 옆에서 꽃 피길 기다리면
이 산이라도 날 찾아오겠지.

 

 

 

삽자루에 힘을 주어도 떠지지 않아서
뿌리 언저리 손으로 파헤쳐보았다.

 

 

 

산수유는 뿌리를
옆으로 옆으로 벌려놓고 있었다.

 

 

 

 

나는 삽날 눕혀 뿌리 밑을 돌아가며
둥그렇게 뜬 뒤 밑동 잡고 들어올렸다.

 

 

한 그루 작은 산수유 실뿌리
뚜두두둑 뚜두두둑 끊기자
산에 있던 모든 산수유들
아픈지 파다닥파다닥
노란 꽃망울들 터뜨렸다.

초봄이 오다  /  하종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