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소리길 2

빛을 찾아서..1 | 2014. 4. 6. 14:00

 

 찻집에서 차 한 잔 탁자에 놓고 마주 앉으면

50년 삶의 이야기가 절로 詩가 되어 꽃피려나.

알뜰한 친구 녀석은 그냥 가자고 하겠지만...

 

 

그냥 가려는데 굵은 대나무 발 너머로

추억이라는 내음이 계속 풍겨오니

나의 코끝이 시리다.

 

 

 

 

황(黃)일점

화려한 벚꽃 속에서 만난 지극히 평범한 녀석

 

 

 

오늘도 벚꽃길은 화려하지만

거울속 내 모습은 너무도 작아보이네

 

 

 

인적도 드물고 그래서 조용한

동화같은 구원리 마을을 지난다.

 

 

 

 

 

 

 

 

팔 벌린 논에 비친 하늘 그림자
그 품에 솜털 구름 몇 개

 

물 동그라미 그리며
발 동동거리는 소금쟁이 떠있고
바람은 두충나무 머리 쓰다듬으며
비틀비틀

 

참매미 짝을 부르는 소리에
외출한 어미 보곺파
잠시 넋을 잃은 청개구리
산머루 잎새 사이 숨어

 

시선에 상념 묶어
논두렁 위로 던지며

 

나른한 하루를 보내는
구원리 오후


구원리 정담(情談) / 장 윤 진

 

 

 

 

건너편 소리길의 저들도 나처럼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한장한장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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