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 안일사
빛을 찾아서..1 | 2014. 10. 25. 17:00목탁소리 구르듯
세상은 돌고 도는데
내 삶의 향내 한줌
풀향기에 버무리면
뫼꽃의 목젖 너머로
열반하며 꽃이 피고
풍경소리 넉넉한
냇물되어 흐를 때
대웅전 뜨락을
빛질하던 으스름달빛
풀벌레, 장지문 너머
울음으로 잦고 있는데
구름이 바람을 타고
솔숲 딛는 山寺 모롱이
노승의 독경 소리에
일주문 싸리꽃 떨어지고
저 달도 탑전을 돌아
비로전에 멈추어 서네
꽃잎이 자비로 쌓이는
황악 山門에 앉아
별빛 사이 편지를 쓰다
가슴 조여 오면
아득히 잊고 지내 온
님의 안부를 묻고 싶다.
산사에서 쓰는 편지 / 허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