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환상곡

Snap & Landscape | 2015. 4. 19. 11:30



나무늘보처럼 

느리게 혈관을 타고 오르내리던 

응축된 피가 

물 만난 고기 떼처럼 

하늘 비린 냄새에 이끌려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 


낮게 엎드려 몸을 푼 강 

그 강 언덕 위에 

파릇파릇 돋아난 꽃다지 여린 솜털 위로 

한 때는 눈꽃이었을 

봄비가 애무하듯 온몸을 더듬으며 

사뿐사뿐 내린다 




봄비 맞으며  /  나 상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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