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향기 - 구절초

빛을 찾아서..1 | 2014. 9. 28. 08:00

Andante - The Letter
 

가을은 안개를 몰고서

이른 새벽 향기로운 설렘으로

내 가슴으로 달려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헐떡이고

 

 


구절초 서로 앞다투어 나를 보아달라고 아우성인데

정작 애잔한 가슴은 갈피를 잡지 못해 어지러워

뜬금없는 추억만 붙잡고 힘겹게 서있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어슴푸레 밝아온 아침.

 

침 해야...

오늘 같은 날에는 너의 본분 잠시 접어두렴.

정열도 뜨거움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안갯속에서 쉬고 있어도 좋겠다.



나는 새벽안개를 캔버스 삼아
그림 한 폭 그려서 
가을엽서 한 장 만들어 보려 한다.

 

오늘 이 감동을 마음 서튼 손글씨라도 써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먼 그녀에게 부치고 싶구나.

순수했던 설렘과 두근거림도 함께 말이다.



빨간 나무 우체통을 보면서 ...

오래된 추억을 하나 떠올립니다.

대문에 달린 우편함을 매일 바라보며 

그녀의 편지를 기다리던 학창시절을 말입니다.


제 딴에는 구구절절이 솔직한 마음을 담아 

직접 써 내려간 헤일 수 없는 손 편지들이 생각나는군요.

 

새벽안개에 묻히어 희미한 구절초 공원 안에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본 아날로그 충만한 샌티맨탈... 

그 자체로도 행복했던 아침이었습니다.


- 정읍 구절초 공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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