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회연서원

빛을 찾아서..1 | 2013. 7. 14. 19:30


서원에 비가 내리고
백일홍 꽃잎이 촉촉히 젖습니다.



솔잎도






솔잎의 빛망울 넘어로
고택 지붕위에도 
오랜 세월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젖은 구름의 몸들이 
숨어있던 길 위의 발자국마다 고이네 

 
먼저 떠난 이들의 길은 거울이어서 
길가의 나무들은 자주 흔들리고  
거울 속의 집들 기우뚱거리지만 

 
길 위의 거울들은 모두 
노래를 갖고 있네 





지상에서 가장 낮은 목소리 
지상에서 가장 조그만 반짝임 

 
젖은 노래들 일제히 
거울 속에서 날아오르네 

처마끝마다  
천진한 구름의 아이들이 
음표처럼 매달려 

 
반짝이며 일어서는 
모서리 화안한 골목 너머를 
내다보네

 

 
여름 소나기 / 김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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