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골마을의 소경
빛을 찾아서..1 | 2013. 6. 30. 17:00여름의 아침노을처럼
주홍빛으로 피어서
바람결엔 아름다운 자태를 흔들며
뙤약볕 아래서도
피어서 질 때까지
그 미소 그 맵시 그대로
꽃잎이 질 때도 시들지 않는
아름다운 꽃.
님이 오시는
소리를 들으려고
활짝 피는
님이 오시는
모습을 빨리 보려고
담을 넘는 꽃.
님을 못 잊어 님을 기다리다
아름다운 꽃이 되어
아직도 그 아픔 너무 크기에
가슴속에 치명적인 독을 품은 꽃.
꽃이 귀한 여름에 피어
가장 아름다운 능소화를
우리 집 앞마당 담장에 심어놓고
사랑하는 사람과 여름 내내
보고 또 보고 싶다.
능소화 / 고 종 만
임이 오시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
쫑긋이 귀를 벌리듯 핀다는 능소화
궁녀의 슬픈 전설은 담장밑으로 길게 늘어지고
한이 어린 눈물로 떨어진 꽃송이는
애달픈 눈빛으로 나에게 눈을 맞춥니다.
더 이상은 더운 땡빛에서 머물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려는데
안타까운 이야기는 이방인을 붙잡듯
계속 제 귓가에서 맴을 돕니다.
옻골마을을 나서는 길목 어귀에서
노니는 동네 아이들
350년이 넘는다는 회화나무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히며
아이들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마을을 나섭니다